여행이야기/일본 Japan

여자 혼자 세계여행 - 오키나와(3) ㅣ 아메리칸 빌리지(American Village) / 처음 본 미군이랑 같이 저녁 먹은 썰

천아Cheona 2025. 3. 3. 08:31
반응형
SMALL

 

우여곡절 끝에 겨우 차탄 행 버스를 탔다.
(이 사연은 아래 스토리에 ↓ )
 
https://m.blog.naver.com/cheona1015/223779949564

여자 혼자 세계여행 - 오키나와(2) ㅣ 나하에서 차탄 가기 / 오키나와 버스시간 믿으면 안되는 이

오키나와에서 머무는 짧은 일정으로 보고싶은걸 다 볼수는 없다. 그래서 차탄(Chatan)보다 훨~씬 북쪽으로...

blog.naver.com

 
 
차탄 선셋비치로 가는 목적은 오직 그림 같을 오키나와 바다의 일몰을 상상하며 그것만을 보기 위함이었는데, 버스 때문에 나의 설렘은 시간과 함께 다 날리고 결국 버스 안에서 선셋 타임이 다 지나버렸다ㅠㅠ
 
선셋비치로 가는 목적이 없어져서 바로 옆에 있는 아메리칸 빌리지(American Village)만 구경하기로 했다.
 
https://maps.app.goo.gl/oagToZxkjMQUhYEA9

아메리칸 빌리지 · Mihama, Chatan, Nakagami District, Okinawa 904-0115 일본

★★★★☆ · 관광 명소

www.google.com

 
<오키나와의 아메리칸 빌리지: 일본 속 작은 미국 여행>
 
아메리칸 빌리지는 일본 속 작은 미국이라고 불릴 만큼 마치 미국에 온 듯한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랑하는 곳이다. 미국풍의 건물, 네온사인 가득한 거리, 다양한 미국식 레스토랑이 가득해 일본 여행 중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은 분들에게 꼭 추천한다.
 
사실 아메리칸 빌리지는 오키나와 본섬 중부에 위치한 복합 엔터테인먼트 타운으로, 과거 미군 기지 주변에 조성된 지역이다. 지금도 근처에 미군 기지가 있어 미군과 외국인 관광객이 많아 일본보다는 미국 같은 분위기가 강하다. 여기에 갔을 때 딱 봐도 미군 같은 남자들이 대다수였다.
 

 
 
입구에서부터 느껴지는 미쿡냄새~
 
안으로 좀 더 들어가면 더더 이국적인 느낌이다. 전혀 일본에 온 것 같지 않은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젤 좋아하는 나무가 야자수인데 야자수랑 불빛이 어우러져 더 분위기 있다.
 

 
 
아메리칸 빌리지(American Village)의 곳곳이 예뻐 포토스팟들이 한둘이 아니다. 아,, 근데 난 혼자 왔지..
혼자 여행 중에 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내 사진을 못 찍는다는거ㅠ 셀카봉이랑 삼각대를 챙기긴 하지만 그거도 한계가 있다. 나 예쁜 빨간 원피스 입고 왔는뎅 히잉ㅠ
 

 
오키나와 곳곳에 <숨은 피카츄 찾기>라도 하는 듯 곳곳에 이렇게 피카츄들이 그려져 있는데 찾는 재미가 있다ㅋㅋ
걷다가 바닥에 엽서처럼 그려져 있는 걸 발견했는데, "Hello from Okinawa"라고 적혀있다. 넘넘 귀여워잉 이런 건 찍어죠야징!!ㅎㅎ
 

 
그 밖의 아메리칸 빌리지의 거리들,
 

 
버스 문제로 시간이 늦어진 데다, 여기저기 사진을 찍다 보니 8시 반 정도 됐다. 넘 배가 고파져 맛집 검색도 안 하고 그냥 끌리는 데로 들어가기로 했다.
그런데.. 식당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기 시작한다? 한 스시집에 들어가니 마감한다고 안 받는다. 벌써 문을 닫고 있는 가게들이 많다니! 여기 핫플 아님?!
이날 아점 먹고 이후로 아무것도 못 먹고 점점 당 떨어지고 걸을 힘도 없었다. 다리도 아프고 그냥 호텔로 돌아갈까 생각하면서(이번엔 꼭 택시 탈 거야!!) 일단 벤치에 앉아서 잠시 쉬고 있는데,, 여기서부터 썰이 시작된다. 흐흐,,
.
.
.
군복을 입은 한 미군이 다가온다.
나보고 어디 찾냐고 묻길래, 밥 먹으려고 하는데 식당이 문을 일찍 닫는 거 같다고 했더니, 자기도 오늘 일이 늦어져서 퇴근하고 오는 길에 이제야 저녁을 먹으려고 한단다(아 이거 믿어 말어?).
그러면서 자기가 늦게까지 문을 여는 식당을 아는데 저녁 같이 먹을래? 하길래, 잠깐 고민했다. 흠.. 이 사람 뭐지?
그때 진짜 너무 배고파서 그 미군 팔이라도 뜯어먹을 거 같이 예민해져 있는 상태였다. (내 몸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넌 죽는 거다.. )
일단 같이 밥 먹고 오키나와에 살고 있으니 이곳에 대해 얘기나 들어보자 하고 오케이 했다.
 
식당까지 걸어가는 동안, 속으로 별의별 생각을 다 했다.
옐로우 피버 아냐? 이 자식이 갑자기 날 덮치면? 일본인인 척해서 날 해할 경우 내가 더 유리한 것처럼 해야 하나? 등등.. INFJ의 N이 급 존재감을 드러냈다 ㅋㅋ
일단 식당에 도착했다.
 
바로 여기 ↓
📌 Kinpaginpa
https://maps.app.goo.gl/ddb5ZW6FSduTeCM48

Kinpaginpa · 2 Chome-4-7 Mihama, Chatan, Nakagami District, Okinawa 904-0115 일본

★★★★☆ · 이자카야

www.google.com

 
오 분위기 좋다. 아메리칸 빌리지에 근처에 있는 일본 식당이다. 약간 일본 시골풍의 이자카야인데 꽤 핫플인듯 안에 사람들이 많았다. 입구 문에 이렇게 벨을 흔들면 직원이 나와 안내를 해준다.
 

 
그 미군이 주문도 알아서 다 한다 ㅋㅋ
주문한 음식이 나오자마자 난 폭풍 흡입하느라 사진도 없다 하하하,,
얘가 날 뭘로 생각했을까.. ㅋㅋㅋ
 
이 미군이 5년 가까이 오키나와에 살면서 일본어는 못하는데 그래도 몇몇 아는 단어들이랑 문장들을 막 말한다. 처음 봤을 때 내가 한국에서 왔다고 말 안하고 그냥 여행왔다고만 했는데, 나를 일본 본토에서 오키나와로 여행 온 일본여자로 알고 있는 것이었다 ㅋㅋㅋ 계속 일본인인척할까 하다가 결국 들통이 나게 되는데, 옆 테이블에 어떤 사람이 먹고 있는 음식이 뭔지 둘 다 몰라서 그것에 대해 얘기하다가 나한테 직원한테 물어보라는 것이었다.
"아 근데 나 일본 말 몰라.." ㅋㅋ 그제야 내가 일본인이 아니라는 걸 알고 어이없어 했다 ㅋㅋㅋ
 
저녁을 다 먹고 나도 계산하려는데 절대 말린다. 자기가 사야 한다고.
근데 나한테도 규칙이 있다. 다시 안 볼 사람에겐 밥을 얻어먹지 않지!
그래서 내가 술 한잔 사는 걸로 하고 2차로 맥주 한 잔 하러 간다.
 
아까 저녁 먹을 땐 오키나와랑 여행에 대해서 얘기를 많이 했는데, 술이 들어가고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자기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자기의 가족사, 과거 등에 대해 얘기를 하는데, 근데.. 그것이.. 하,,
자기는 갓난 아기일 때 입양이 되었으며, 배다른 여동생은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고,, 18살 때부터 군에 입대해 여기저기 다른 나라에 파견되면서 중동 전쟁에도 참전해봤다고 한다. 내가 혹시 거기서 총으로 사람을 ..? 하고 물으니 고개를 끄덕이면서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 아.. 얘기가 딥해졌다.
그리고 군인이라 당연할 수도 있지만, 총 사진을 보면 이름을 바로 말할 정도로 총에 대해서도 너무 잘 알고 있는데, 나 자신이 점점 ㄷㄷㄷ 해지는 모습을 느꼈다.
'아 나 호텔로 살아 돌아갈...수.. 있어..?'
 

 
인상이나 말하는 거에서 나를 어떻게 해보려는 것 같진 않고, 외적으론 큰 덩치에 근육질 상남자였지만 굉장히 순수하다는 게 느껴졌다. 자신의 아픔을 처음보는 한국인 여자에게 저렇게 솔직하게 말하는데 측은함도 느껴졌다.
하지만 여전히 한편으로 무서운 건 사실이었다 하하,,
 
무서워서 도망치는 건 아니지만,,ㅋㅋ
내일 아침 스쿠버다이빙 예약을 해놔서 이만 들어가서 자야 한다고 하고 이만 헤어지기로 했다. 택시를 불러주겠다고 하는데 내가 아니다 나 돈 있다 했는데도 미국에선 그게 매너라면서 please라고 말하는데 응 그럼 쿨! ㅋㅋ
그렇게 이번엔 택시를 타고 편하게 호텔로 돌아왔다 ㅎㅎ

 
 
여기까지 아메리칸 빌리지에서 처음 보는 미군이랑 저녁 먹은 썰 끝!!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