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두바이 Dubai

여자 혼자 세계여행 - 두바이(6) ㅣ 키테 비치 Kite beach에서 만난 사람들

천아Cheona 2025. 2. 2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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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aps.app.goo.gl/vEMobaNBQZnyXLnc6

 

Kite Beach · Kite beach - Dubai - 아랍에미리트

★★★★★ · 해변

www.google.com

 

 

오전 11시 체크아웃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는 저녁 8시 55분이다. 시간이 한참 남았는데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었다. 쇼핑에 별 관심이 없어 두바이몰도 제외했고, 서울에 가면 그리울 바다에서 더 머물기로 했다. 점심을 먹을 곳을 정해야 하는데 혼자 먹고 싶지 않아 오전에 미리 네이버 카페에 점심 동행을 찾는 글을 올려두었었다.

 

첫 번째 만남,
내가 만난 사람들 중에 제일 부자

 

두 시간쯤 지나 한 명에게서 연락이 왔다. 여자분이었고 점심때만 딱 시간이 된다고 했다. 장소는 어디든 괜찮다고 해서 내가 가고 싶었던 Kite beach를 제안했고, 오케이 하셔서 급 만나기로 했다.

내가 체크아웃 때 시간이 좀 걸려서 약간 늦어질 것도 같다고 하니, 그럼 내가 있는 호텔로 오겠다고 했다. 그래서 알았다고 하고 체크아웃하면서 기다렸다.

 

얼마 뒤 호텔 앞에서 만났는데 어리고 예쁜 여자분이었다.

같이 택시를 타고 가려고 했던 Kite beach를 향했다.

택시 안에서 서로 소개하면서 얘기를 하는데, 줄 게 있다며 가방에서 무엇을 꺼내 보였다. 두바이 올 때 비행기에서 받은 어메니티인데 자기는 한국 다시 갈 때 또 받으니 하나는 나에게 주고 싶어서 가져왔다고 했다.

 

불가리(BVLGARI) 어메니티를 주는 에미레이트항공 퍼스트클래스

 

근데...

잉? 낯설고 낯선 이 냄새는... 혹시......퍼스트클래스 어메니티.....??

맞단다... 그녀는 두바이에 에미레이트 항공 비즈니스도 아닌 일. 등. 석. 을 타고 온 것....ㄷㄷㄷ

갑자기 거리감이 느ㄲ...ㅕ...지...인...ㄷㅏ...

뭐...뭐하시는...분이시죠..?

 

 

점심 동행이었지만, 11시 조금 넘은 시간에 만났기 때문에 나도 그녀도 조식을 먹은 지 얼마 안 돼서 별로 배가 안 고팠다. 그래서 점심 대신 카페에 가기로 했다.

 

카페에서 약 한 시간 ~ 한 시간 반 동안 같이 있으면서 얘기를 나눴는데 (거의 일방적으로 듣기만 했음😅), 또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 같았다.

일본이 좋아 도쿄에 집을 사고, 여행을 자주 가는데 장거리는 항상 퍼스트클래스, 일등석이 없는 단거리는 비즈니스만을 타며, 명품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초청받는 그런... 알수록 거리감이 느껴지는.. 허허;;

 

택시비부터 커피&디저트 값도 다 계산하고, 떠날 때는 자기 얘기를 들어줘서 고맙다면서 우리나라 돈으로 현금 약 10만 원쯤 되는 두바이 지폐를 주려고 했다. (이건 또 뭐지? 하하;;) 그래서 이건 아닌 거 같다고 ㅋㅋ 나도 같이 만나서 재밌는 시간 보냈으니 이건 안 받겠다고 하고 얼른 돌려보냈다ㅋㅋ

그렇게 그녀와의 만남은 끝 👋

 


두 번째 만남,
두바이에 사는 중년부부에게 느낀 한국의 정

 

그녀와 짧은 시간만 같이 있었기 때문에 그래도 시간이 많이 남았다. 날도 뜨거워서 바다에 오래 산책을 할 수도 없어 잠시 지쳐있었는데 우리나라 정자 같은 곳이 있었다. 그늘에서 좀 쉬다가 내가 머무는 호텔 바로 맞은편에 있는 미래 박물관이나 보다가 공항으로 가면 시간이 딱 될 것 같았다.

 

아무 생각 없이 앉아있는데, 어느 중년의 두 부부가 와서 음식을 테이블에 펼치기 시작한다. 방해하고 싶지 않아 난 그냥 앉아서 멀리 봤다가 폰을 봤다가 하고 있는데, 나에게 음식을 같이 먹자고 먼저 말을 건네왔다. 점심을 뺏어 먹고 싶지 않아 괜찮다고 했는데, 끊임없이 제안했다. 같이 먹지 않으면 이 정자 밖으로 안 보내줄 것만 같아(😅) 그들의 점심을 음식보다는 그냥 여기에 사는 이 사람들에 대해 궁금하기도 해서 합석하기로 했다.

 

그들이 대접했던 이집트 음식

 

남편은 이집트 사람, 아내는 필리핀 사람이었다.

두바이에 산 지는 10년이 넘었다고 한다. 그리고 두바이에서의 삶이 너무 좋아 친형제들도 불러 다 같이 두바이에 살고 있다고 했다.

이런저런 얘기를 정말 많이 나눴다. 세상에 이런 따뜻한 사람들이 있나 싶을 정도로 처음 보는 낯선 이방인인 나에게 엄청난 친절을 베풀었다.

음식에 이어 차도 대접해 주고, 자기가 소소히 팔고 있는 화장품이 있는데 그냥 주고 싶다면서 차에서 바로 꺼내왔다.

그뿐만 아니라, 인생에 대해서 또한 자신들의 경험에 대해서도 많은 얘기를 해주었다. 시간이 가는 줄 몰랐을 정도다. 미래 박물관에 가려고 했는데 시간이 이미 늦었다 ㅋㅋ 처음 보는 이들과 나는 서로 연결고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4~5시간을 같이 있었다 ㅎㅎㅎ

 

이제 호텔에서 짐을 픽업해서 공항으로 가야 해서 인사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지금 가면 차가 많이 막히는 시간이라 택시비가 많이 나온다며 자신들이 태워주겠다고 한다. 완전 반대의 길에 차도 많이 막힐 걸 알면서도 끝까지 이런 호의를 베풀었다.. 나도 뭐라도 주고 보답하고 싶은데 정말 갖고 나온 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연락처를 받으려고 했는데 인스타가 있다고 해서 교환했다.

 

차에서 끝까지 헤어지기 전까지도 인생에 대해 깊게 생각해 주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다. 내가 생각해 보지 않았던 것까지.. 전혀 다른 이들에게 한국인의 끈끈한 정을 느꼈다..

 


마무리,
여행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만남들

 

혼자 여행을 하다 보면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나의 삶과는 또 다른 그들의 삶에 대해 얘기를 듣다 보면, 나의 세상 밖에 무한한 어떤 것들이 있음을 깨닫는다. 만남들을 통해 나 자신에 대해서도 더 생각하게 되고, 배울 것도 너무 많고 더 큰 세상을 꿈꾸게 된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아와서 지금 나와 마주하고 있게 되었는지, 수많은 사람들 중에 어떤 인연으로 이렇게 만나게 되었는지를 생각하면 신기하기도 하고, 이런 것이 여행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새로운 만남을 이어가는 것, 이것이 여행을 멈추지 않게 하는 마법 같은 힘인 것 같다.

 

오늘의 주저리 주저리는 여기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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